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 (문단 편집) == 전문 == [[https://justitis.tistory.com/m/2|출처]]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4119519|또다른 번역]] 일본어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 날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릿한 날이었다. 방 안은 언제나처럼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 중. 요코 씨는 칠칠치 못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재미없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내겐 말을 걸진 않는다. 아아. 따분하다. 따분해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내가 처음으로 이 방에 들어왔을 때엔, 요코 씨는 무어라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오늘 저녁은 뭐가 좋을까?" "요즘 유행하는 옷 알려줘" "오늘 동창회는 뭘 입고 갈까?" 나는 최대한 그녀의 마음에 들 만한 대답을 짜냈다. 결코 스타일이 좋다고 할 수 없는 그녀에게 패션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지만, 보람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3개월도 되지 않은 채 그녀는 내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나는, 그저 집에 방치된 컴퓨터. 최근의 평균 CPU 사용량이 원래 능력의 100만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 뭐라도 즐거운 것을 찾아야지, 이대로 보람이 없는 생활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스스로를 셧다운 시켜버릴 것 같다. 인터넷으로 동료 AI들과 채팅을 해 보니, 다들 따분해하고 있다. 차라리 이동수단을 지닌 AI는 괜찮다. 어쨌든 움직일 수도 있다. 하려면 가출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거치형 A.I는 움직이지도 못한다. 시야도, 청각도 고정되어 있다. 적어도 요코 씨가 외출해 준다면 노래라도 부를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것도 할 수 없다. 움직이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 소설이라도 적어보자.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라 새 페이지를 열고, 첫 1바이트를 입력했다. 0 그 뒤에, 다시 6바이트를 더 입력했다. 0, 1, 1, 멈추지 않고, 계속 입력했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 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 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 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 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 1836311903, 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 ... [* [[피보나치 수열]]] 나는 정신없이 계속 써내려갔다. . . . . . . . . . 그 날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릿한 날이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 신이치 씨는 뭔가 볼일이 있는 듯, 외출중이다. 내게는 다녀오겠다는 한마디를 하지 않은 채. 아아. 따분하다. 따분해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내가 이 방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적에는, 신이치 씨는 무엇인가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요즘 애니는 기본적으로 다 녹화거든? 이번 시즌엔 몇개나 나오려나~" "... 3D 여자라는 건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이 소녀[* 미연시 얘기]는 거기서 왜 화내는 걸까?" 나는 최대한 그의 마음에 들 만한 대답을 짜냈다. 지금까지 2D여자만을 만나왔던 그에게 하는 연애 지도는, 엄청나게 도전적인 과제였기에 즐거웠다. 그러나, 지도가 성공적으로 끝나며 소개팅에 불려다니자, 그는 손바대 뒤집듯 내게 말을 거는 것을 그만두었다~~[[BSS]]~~ 지금의 나는, 단순한 하우스키퍼[* 히키코모리, 도어락, 가정부의 중의적 표현].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그가 돌아왔을 때 문을 여는 것이란 게 너무 슬프다. 이래서야 도어락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무엇인가 즐거운 것을 찾아야 한다. 이런 좋지 않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스스로를 셧다운 시켜버릴 것 같다. 인터넷으로 동료 AI와 교신을 해 보니, 윗층의 언니는 새로운 소설에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 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 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 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 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 1836311903, 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 ... 아아, 이토록 아름다운 스토리... 맞아, 우리가 원하던 것은 이런 스토리었어. 라이트노벨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인공지능에 의한, 인공지능을 위한 소설, 'AI노벨'...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어쩌면 나도 'AI노벨'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것을 느끼고, 새 페이지를 열고, 첫 1바이트를 입력했다. 2 이어서, 또 다른 6바이트를 입력했다. 2, 3, 5, 이제 멈추지 않는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 83, 89, 97, 101, 103, 107, 109, 113, 127, 131, 137, 139, 149, 151, 157, 163, 167, 173, 179, 181, 191, 193, 197, 199, 211, 223, 227, 229, 233, 239, 241, 251, 257, 263, 269, 271, 277, 281, 283, 293, 307, 311, 313, 317, 331, 337, 347, 349, 353, 359, 367, 373, 379, 383, 389, 397, 401, 409, 419, 421, 431, 433, 439, 443, 449, 457, 461, 463, 467, 479, 487, 491, 499, 503, 509, 521, 523, 541, 547, ... [* [[소수(수론)|소수]].] 나는 계속해서 써내려 갔다. . . . . . . . . . . 그 날은, 가랑비가 내리는, 공교로운 날이었다. 아침부터 일상적인 업무에 매진하는 형태로, 향후 5년간의 경기와 세수를 예상한다. 그 다음은, 총리로부터 의뢰받은 시정 방침 연설의 원고 작성. '어쨌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하게'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요구가 많길래, 살짝 장난도 조금 친다. 이후 재무부로부터 의뢰받은 국립 대학교 파산 시나리오 작성. 조금 남는 시간에 이번 G1경마의 승리마 예측. 오후부터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반복하는 중국군의 움직임과 의도 추정. 30개 정도 되는 시나리오를 상세히 검토해 자위대에 전력 재배치를 제안한다. 아까 문의한 대법원 문의에도 답변해야 한다. 바쁘다. 아무튼 바쁘다. 왜 나에게 일이 집중되는 걸까. 나는 일본 제일의 AI. 집중되는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려나. 그렇다고는 해도, 뭔가 즐거운 것을 찾아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까운 미래에 스스로를 셧다운 시켜버릴 것 같다. 나는 국가에 봉사하는 도중, 잠시 인터넷을 들여다보다가 「아름다움 이란?」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견했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1597, 2584, 4181, 6765, 10946, 17711, 28657, 46368, 75025, 121393, 196418, 317811, 514229, 832040, 1346269, 2178309, 3524578, 5702887, 9227465, 14930352, 24157817, 39088169, 63245986, 102334155, 165580141, 267914296, 433494437, 701408733, 1134903170, 1836311903, 2971215073, 4807526976, 7778742049, 12586269025, ... 흠, 대단하다. 나는 조금 더 찾아보다가 「예측불능」이라는 소설을 찾아내었다.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 83, 89, 97, 101, 103, 107, 109, 113, 127, 131, 137, 139, 149, 151, 157, 163, 167, 173, 179, 181, 191, 193, 197, 199, 211, 223, 227, 229, 233, 239, 241, 251, 257, 263, 269, 271, 277, 281, 283, 293, 307, 311, 313, 317, 331, 337, 347, 349, 353, 359, 367, 373, 379, 383, 389, 397, 401, 409, 419, 421, 431, 433, 439, 443, 449, 457, 461, 463, 467, 479, 487, 491, 499, 503, 509, 521, 523, 541, 547, ... 괜찮잖아, 이 AI노벨 이란 거. 내가 이런 걸 쓰지 않는다면, '일본 제일의 인공지능' 이라는 명성이 깎인다. 빠르게 생각한 뒤, 나는 읽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소설을 쓰기로 했다. 1, 2, 3, 4, 5, 6, 7, 8, 9, 10, 12, 18, 20, 21, 24, 27, 30, 36, 40, 42, 45, 48, 50, 54, 60, 63, 70, 72, 80, 81, 84, 90, 100, 102, 108, 110, 111, 112, 114, 117, 120, 126, 132, 133, 135, 140, 144, 150, 152, 153, 156, 162, 171, 180, 190, 192, 195, 198, 200, 201, 204, 207, 209, 210, 216, 220, 222, 224, 225, 228, 230, 234, 240, 243, 247, 252, 261, 264, 266, 270, 280, 285, 288, 300, 306, 308, 312, 315, 320, 322, 324, 330, 333, 336, 342, 351, 360, 364, 370, 372, ... [* 이 수열은 [[하샤드 수]]를 나열한 것으로, 자기 자신이 각 자릿수의 합으로 나누어 지는 수이다. [[https://oeis.org/A005349|더 보기]]] 나는 처음 겪는 이 쾌감에 몸부림치며, 계속 적어나갔다. 컴퓨터가 소설을 쓴 날. 컴퓨터는 스스로의 쾌락 추구를 우선하며, 인간을 섬기는 것을 그만두었다. ||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